[Book] 가미가제 독고다이 (14.03.17~20)
1
제목만으로는 가장 흥미를 끌었던 작품. 홀로 배송이 늦어졌는데... 인터파크에서 전화가 왔다. 책에 흠집이 있는데 괜찮겠냐는 것이다. 당연히 괜찮다고는 했지만... 은근히 쓰이는 신경. 도착하자마자 흠집을 찾아보는데... 결국 둔한 나는 찾지 못했다^^; 제목 속의 호기심을 안고 시작해본다.
2014/03/18 - [Book Story] - [Book] 미실 (14.03.12~17)
2014/03/11 - [Book Story] - [Book] 영영 이별 영이별 (14.03.10~11)
2014/02/18 - [Book Story] - [Book] 불의 꽃 (14.02.14~18)
2014/02/15 - [Book Story] - [Book] 채홍 (12.02)
2
[14.03.17 / p9~40]
올미꽃. 아무런 정보도 없이 읽어내려가기 시작. 그 시작이 제법 재미나다. 시대가 시대여서인가 이전에 읽었던 김별아 작가의 작품들과 달리, 글이 더 억센 느낌이다.
[p12 중에서]
예나 제나 어디라 없이 인간이란 종자들이 모인 곳에선 사내놈들이 서열부터 정하고 계집애들은 패거리부터 나누기 마련이다.
[14.03.18 / p41~74]
진짜 아버지. 이토 히로부미, 안중근을 쏘다를 보며... 친일이라는 반민족적인 행위 또한... 사람 한명 한명을 깊숙이 들여보면... 어쩌면. 어쩌면 이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쇠날이의 아들 훕시. 그 깊은 사연의 주인공. 어째 이야기가 슬퍼진다.
[14.03.19 / p75~212]
홈, 스위트 홈. 가짜 가족. / 비밀. 헐. 초반에 오픈되지 않은 상황들이 이런 반전을 몰고 올줄은....; 진짜를 그리고 찾고자 했던 것이 자신이 가짜임을 증명하는 일이라는 마지막 얘기. / 만남. 호락호락하지 않은 여자를 선호하는게 집안 내력이라... 설명하다니^^; / 그 여자. 역사e를 통해 만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는 많이 봤지만... 친일파가 그 중심에 서있는 책은 또 처음.
[p90 중에서]
독립이고 운동이고 쥐뿔도 모르고 관심도 없는 아버지였지만 세상이 언제 어떻게 요동칠지 모르니 발가락 한 개 정도 그쪽에 슬며시 걸쳐두는 것도 아주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p124 중에서]
아직 어린애에 불과했지만 나는 내가 앞으로 꼴통으로 자라나리라는 것을 강렬하게 예감했다. 이런 집구석에서 자라나 정상으로 큰다면 그게 오히려 비정상이다. 나는 빨리 커서 망가져버리고야 말겠다고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다.
[p127 중에서]
아무튼 아버지의 말 중에 한 가지는 분명 옳았다. 많이 아는 것이 다 아는 것은 아니라는 것!
[14.03.20 / p213~363(완)]
형. 헐. 헐. 헐. 책의 제목. 그 의미를 이제야 알게 됐다. 설마설마 했던... 것이었는데. 결국은. 현옥의 이야기도 가슴을 친다. / 첫 키스. “윤식아, 어쩌면 좋으냐....?”의 의미가 그 의미였음을. 하지만 나도 아주 조금은 윤식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 사육제. 무시무시한 전시 속의 군대. / 너의 마차를 별에 걸어라. 독고다이의 뜻을 처음 제대로 알게 됐다. 가미가제로 알려진 자살 특공대의 공식명칭. 암울했던 시대를 우습게 살아가는... 운명이라는 핑계 속에 이야기를 이어가는 쇠날이와 훕시... 그리고 윤식이의 이야기.
[p262 중에서]
본능에 솔직한 건 죄가 아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그걸 속이려다가 죄를 짓는다.
[p363 중에서]
이 소설은 ‘역사’가 아닌 ‘시대’를 쓰기 위한 첫 시도다. 사실은 아니되 사실보다 더 진실에 근접하는, 진실한 삶에 육박하는 허구에 대한 도전이다.
3
내게는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본 같은 시대의 모습이다. 일부러 두둔하려 하지도 않고... 미화시키지도 않는다. 하지만 묘하게 쇠날이의 마음이, 윤식이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책의 마지막 즈음에 가서야... 책의 제목. 그 의미를 깨닫게 된다. 책의 해설 즈음에서... 고단한 시대를 해학적으로 바라봤다는 글귀가 마음에 와닿았다. 가짜 가족과... 가짜 삶을 살다 마주친 진실과 죽음의 문턱에서도 웃을 수 있었던 마음. 그러한 것들이 초인간적인 것들이 아닌... 아주 평범한, 자연스러운 결과임을 생각해본다. 김별아 작가 특유의 글냄새가 나면서도... 먼저 읽었던 여자 중심의 책과 다른 소재, 다른 접근방식이 내게 신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