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차] 김진명,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때

2014. 6. 8. 03:27카테고리 없음

지난 4월 24일, 롯데백화점 가산 하이힐 점에서는 '지구인으로 살아가기'라는 제목으로 김진명 작가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이번 작가와의 만남은 yes24와 함께 진행했는데요. 채널 예스 (http://ch.yes24.com/Article/View/25135) 문화 뉴스를 통해서도 소식이 전해졌네요. :) 아래에 옮겨봅니다.

 

 

김진명,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때

-『신 황태자비 납치사건』 김진명 작가 강연회

 

지난 4월 24일 ‘지구인으로 살아가기’ 라는 제목으로 김진명 작가와의 만남이 열렸다. 존재의 가치와 인생에 목적에 대한 심도 깊은 사유에 잠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소설가 김진명. 600만 부 넘게 판매되며 소설계의 새로운 지평을 연 전무후무의 화제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로 출판계에 등단하여, 일제의 문화재 약탈과정을 광개토대왕비라는 소재로 서사화한 『몽유도원』,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실체를 그린 『황태자비 납치사건』,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우리나라 역사상의 가장 강대한 나라를 재조명한 『고구려』까지. 발표하는 작품마다 날카로운 통찰력과 뚜렷한 문제의식을 가진 메시지를 역사적, 정치적 이슈를 통해서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며 20년 동안 대중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내면의 힘을 갖추는 것

지난 4월 24일 저녁, 김진명 작가와 직접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가산의 어느 한 영화관에서 ‘지구인으로 살아가기’ 라는 이름으로 강연회가 열린 것. 김진명 작가의 높은 인기를 증명하듯 많은 독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강연회가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강연을 시작하기 전에 자칫 어색할 수도 있었던 분위기에서 작가는 독자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다. 강연하는 내내 김진명 작가의 유머와 관객들의 웃음소리를 여러 차례 들을 수 있었다.

“역사 왜곡, 동북아 정세, 국내외 경제 외교, 한국의 나아갈 방향, 문화재, 잃어버린 우리의 뿌리와 우리가 앞으로 되찾아야할 역사…. 이런 소재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소설 작품을 내고 강연을 진행하다보니 내가 이런 내용 밖에 할 수 없나 라는 생각에 오늘은 ‘지구인을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김진명 작가의 이번 강연회는 『신황태자비 납치사건』의 출간을 기념해 이뤄진 행사였기 때문에 『신황태자비 납치사건』을 둘러싼 역사적, 정치적 이슈에 대해 작가의 색다른 견해를 들을 수 있는 강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이번 강연회는 ‘지구인으로 살아가기’란 주제로 존재의 가치와 인생에 방향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역사적 이야기가 아닌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하던 중 떠오르던 작품이 바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입니다. 『어린왕자』에서 주인공은 소행성에 위치하다 보니 일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었죠. 그러한 색다른 시선을 통해 『어린왕자』는 현대 인류가 무엇을 위해서 치닫고 있으며 그런 과정에서 어떤 것을 놓치고 있는 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김진명 작가는 『어린왕자』를 언급하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야기를 이어가면서『어린왕자』에서 어린왕자가 추구하던 가치가 오늘 자신이 강연하고자 하던 주제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모두가 태어나면서 자기 자신들을 잃어버린 채 경쟁하고 무의식적으로 쫓아가는 삶에서 살아가고 있죠. 우리의 삶은 하루하루 숨 가쁘게 달려가는데 도착지가 어디인지, 가고 있는 방향은 무엇인지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살아가는 것 아닌지 생각하게 되죠.”

김진명 작가는 외면적인 요소에 과도하게 열중하는 현대 사회 세태에 대해 깊은 우려와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한 현대 사회에 살아가는 이들이 외모라는 요소를 우선시하고 학벌과 지위에 따라 사람을 구분 짓고 돈이라는 가치가 세상의 중심이 되어버린 것에 대해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라 말하며 내면적 가치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강자가 독식하고 약자는 먹잇감이 되어버리는 약육강식의 세계는 곤충이나 동물의 세계에서의 이야기이다 인간은 이와 다르게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도덕, 윤리적 가치를 추구하고 세상과 인간에 대한 진지한 사유할 줄 아는 것은 오직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고 또한 해야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를 내면적 가치로 다져 놓은 사람들은 그 어떤 외부적 요인에도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자기 삶에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사람을 대할 수 있습니다. 내면적 가치를 등한시하고 외면적 가치에 집착하고 휩쓸려버리면 만족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결국은 자기 자신도 사라지게 되어 버립니다.” 

이렇게 외면적 가치가 우선시되는 사회는 겉으로 보기에나 통계 수치상으로 보기에 풍요롭고 올바른 사회로 인식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숫자들이 우리의 행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본다면 각박함 속에서 피폐해져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들은 생각해보면서 과연 어느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목표를 설정해야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씁쓸한 순간이었다.

 



 

세대 간에 연결 고리가 되는 것

“고대에 손꼽히는 지식인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제자가 파도는 어떻게 생기냐는 질문에 대답을 찾기 위해 직접 바다로 향합니다. 책을 찾아보아도 직접 바다에 들어가 보아도 그 해답을 찾지 못한 채 좌절하며 돌아옵니다. 그리고 수천 년이 지난 지금, 파도가 바람과 달의 인력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은 초등학교 때부터 알게 되는 기초적인 상식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에는 너무나 당연시 여기는 요소들은 이전 세대들에게는 상상도 하지 못할 것들이었다. 우리가 당연시 했던 것이 지난 세대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듯이 우리가 지금 추구하려는 요소들 중에는 여러 세대를 거쳐서 노력해야 이루어질 것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김진명 작가는 우리는 세대와 세대 사이에서 이러한 가치들이 단절되지 않도록 연결 고리의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진명 작가는 이러한 연결고리 역할을 위해서 개인의 행동 지나치게 획일화하거나 통제되는 요인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냈다. 시대가 지나면서 가치가 변화하기 때문에 똑같은 문화가 시대에 따라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문화는 동시대의 객관적 가치로 판단하는 것 아니라 다양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렇듯이 시대가 지나면 같은 행동도 전혀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행동 어떠한 명분으로 지나치게 획일화하거나 통제해서는 아니 된다고 이야기했다. 전달되어야 할 가치가 소멸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관객들에게 연결고리 역할을 맡아주기를 당부하면서 강연은 마무리가 되었다. 강연이 끝나고 미리 받아놓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받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 정책에서 역사가 필수과목에서 제외가 되는 등 홀대를 받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 이제는 다행히 국사 과목이 필수로 바뀌어서 더 이상 홀대 받는 일이 없겠지만 그동안 우리 사회가 이젠 "효용성" 이라는 기준으로 교육까지 판단하게 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효용성이라는 요소가 돈이 많아지고 통계상 수치는 점점 올라가지만 사람들은 돈에 휩쓸리고 욕심에 휩쓸리게 한다. 결국에는 내면이 빈약해지고 피폐해지면서 효용성이라는 가치는 아무 쓸모가 없게 되어 버린다.”

글 쓰는 일에 중요한 것은 재능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래와 같다.

“글 쓰는 일이 재능으로 좌지우지 된다면 나는 오래 글을 못 썼을 것이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글재주가 있다는 소리를 들을지 몰라도 프로의 세계에서는 재능은 오히려 단명하게 되는 지름길이다. 오랫동안 평생 글을 쓰기 위해서는 어느 수준 이상에는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이러한 노력은 글 쓰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알고 싶은 것에 대해 열심히 독서를 하고 세상에 시각이 넓어지고 그러면 저절로 글 쓰는 능력도 향상될 것이다. “



 

질의 응답 시간 후에는 작가와의 사인회를 마지막으로 오늘 일정은 막을 내렸다. 김진명 작가는 기다리는 사람들을 일일이 정성껏 사인을 해주면서 잠시나마 아쉽게 하지 못한 이야기꽃을 피우며 관객과의 짧은 만남을 아쉬워했다. 한 시간 가량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잠시나마 현대사회 속에서 잊고 지내왔던 우리 인생에서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고, 어느 곳을 도착지로 삼아야 할지 곱씹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 이용길(예스24 대학생 리포터) 사진 | 박인호

본문 링크 : http://blog.naver.com/saeum12/2095317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