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사회과학] 김진호 / 권력과 교회

2018. 5. 15. 13:20Book Story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창비 출판사 권력 시리즈 세 번째.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종교에 관한 관심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더 커지지 않을까 싶다. 물론 예외도 많겠지만^^; 나 또한 다르지 않다. 어릴 적 단순한 반감과 호기심에 이끌렸다면, 지금은 조금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 도서정보

- 저  자 : 김진호
- 제  목 : 권력과 교회
- 출판사 : 창비
- 발행일 : 18.03.30
- 분  류 : 비문학(사회과학)
- 기  간 : 18.05.14-15

권력과 교회
국내도서
저자 : 김진호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1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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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평 점(한줄평)

8.4점 /
 인정한다. 이 책을 선택한 것은 무기를 갖기 위함이었다. 되도록 피하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싸울 때 손에 들 무기.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그래서 더욱 내게는 지고 싶지 않은 이유가 되었다. 종교가 갖는 엄청난 힘이 그 종교의 이름을 더럽히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집중을 했다. 첫 번째는 역시 돈이다. 막대한 돈이 얽힐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의 투명함이 없다. 세금 문제는 그 부분을 더 도드라져 보이게 할 뿐이다. 그로 인해 생기는 부정과 부패. 마음의 위안을 삼아야 할 성스러운 장소에서 신앙심은 없는 자들이 가면을 쓰고 그 돈을 주무른다. 두 번째는 돈으로 인해 생긴 권력을 세습하는 문제이다. 이는 혈연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이동하는 과정이 극소수의 사람들의 결정에 따르는 것을 의미한다. 두 가지 문제는 사회적으로 타종교에 대한 배타성으로 이어진다. 마치 인종차별을 하듯이 우리와 남을 구분한다. 이런 대형 교회들은 자신들의 세력을 구축해 권력을 키우고, 유지해간다. 한심한 것은 소형 교회 또한 그런 악습을 따른다는 점이다.

이 책은 저자가 다양한 분야의 여러 인물들과 대담을 나누는 형식으로 쓰여졌다. 읽다 보면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고 쓰였는지 알 수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개신교에 대한 위치를 말하다, 미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도 한다. 여러 표현들이 나오지만, 그중 '인맥 공장'이라는 표현이 매우 와닿았다. 결국은 가면을 쓴 이들의 또 하나의 인맥 공장이라는 주장은 매우 슬프고 설득력이 있었다. 모든 결과에는 원인과 과정이 있다. 또한 하나의 흐름만이 존재하지 않고, 여러 흐름들이 모여 강을 이룬다. 종교에 대해서도 단순히 종교 자체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다양한 측면에서의 접근은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개신교가 처음 조선에 들어와 자리를 잡는 과정에 대한 조명은 신선했다. 그동안 너무 무지했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

안타까움과 아쉬움만 느끼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십자가가 많은 이 나라에서 개신교는 국민 개인에게는 물론, 국가를 위해서도 변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슬픔 속에서 희망을 찾고자 하는 마음. 이 책 내용의 아픔들이 희망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 도서평점(항목별)
 
- 등장인물 : -
 
- 소    재 : 10점 /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이다. 종교, 특히 개신교의 경우에는 알게 모르게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는 개인의 문제도, 하나의 종교의 문제도 아닌 사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더, 더, 더 소재로 해야 한다는 생각.
 
- 구    성 : 5점 / 구성 부분은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대담 형식이라는 것은 일정 부분에서는 이해를 쉽게 할 수 있고, 흥미를 돋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경우에는 오히려 그 반대 작용을 한 게 아닌가 싶다. 오히려 대담이 아닌 정리된 형식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 가 독 성 : 8점 / 대담 형식이기에 가독성은 매우 좋다. 대체로 읽기에 편하지만, 주석 없이 전문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불편했다. 매번 검색을 하는 것의 번거로움이 있었다.
 
- 재    미 : 9점 / 재미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 습득에 의한 재미라고 표현한다.
 
- 의    미 : 10점 / 조금은 미온적인 관심들이 모이고 있다. 작은 관심이라도 모이면 힘을 갖게 된다. 힘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역시 힘이다. 그런 점에서 이런 시도들은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 책 속의 한 줄

[p28 중에서]
한국 교회에서 가장 염려되는 것은 '성직자 중심주의'예요. 목회자가 철저하게 모든 권력을 쥐고 있는 이러한 형태는 세계적으로 봐도 굉장히 드물어요. 성직자 중심주의가 재정적 불투명성을 강화하고, 또 대형교회일수록 이 문제가 심화됩니다. 이른바 재정 권력이 목사의 권력 및 성직자 중심주의와 맞물려서, 목사가 CEO처럼 되는 거죠.





[p35 중에서]
한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의식보다 종교계 내부의 의식이 훨씬 더 보수적일 수밖에 없어요. 종교의 다양한 예식, 교리문, 기도문 등은 많은 경우 '과거 전통'에 근거해 구성되고 재현되고 반복됩니다. 그렇기에 미래지향성이나 진취성보다는 과거지향성과 보수성이 더욱 강력하게 작동되죠.
 한국 사회에서도 기독교는 한국 사회의 평균 수준보다 훨씬 더 보수적이고 반민주적이며 퇴보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성소수자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 여성 혐오에 대한 무지를 생각하면요.





[p44 중에서]
교회의 재정 문제는 단지 교회만이 아니라 사회의 부당한 재정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습니다. 대개는 숨어서 비자금을 조성하더라도 적발될 가능성이 있는데 교회는 감사를 받지 않아 그럴 가능성이 극히 낮은 거예요. 교회의 재정을 담임목사와 재정 장로, 그리고 특권적인 교인 몇 사람 정도만 알아요. 일반 신자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장로도 교회 장부를 열람할 수 없죠.





[p105 중에서]
개신교는 노동자가 아닌 자본의 편에 써왔던 것이죠. 성리학이 농민보다는 지주나 양반인 유생과 훨씬 더 가까웠듯이, 교회는 이미 자본을 가진 사람을 중심에 두고 있었습니다. 노동자에게 열심히 설교했던 것도 '당신도 열심히 해서 자본가가 되라'는 것이지, 노동자들의 상황 자체를 유리하게 만들고자 한 것은 아닌 듯해요. 그마저 고속성장기에는 노동자들이 실제로 중소기업인이라도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 사로잡히기도 해서 잘 맞물린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 독서일지

[18.05.14 / p7-84]
시작부터 학문적 용어들이 마구 등장한다. 그런데 각주 하나 없이 그냥 진행을 시킨다. 이건 좀 아닌 거 같은데;; / 다른 국가 사례를 들 수밖에 없는 것은 백번 이해한다. 하지만 그것이 마냥 진리인양하는 것은 배척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부분이 반복되는 것이 약간 불편하다. / 여성 혐오에 대한 부분. 시기가 시기인지라 조금 더 집중해서 읽게 된다. / 제도화된 종교라는 표현이 와닿는다.

[18.05.15 / p85-148]
서북 주의. 실제 그것을 목격한 입장에서 보면 문자 이상으로 심각하다고 말할 수 있다. / 인맥 공장, 영혼의 시장화라는 표현. 섬뜩하고 슬프다.

[18.05.16 / p149-295(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