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소설] 김성종 / 여명의 눈동자

2017. 7. 24. 12:46Book Story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어릴 적 몇몇 장면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드라마. 이해도 못하면서... 재밌다고 봤던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그 원작이라고 한다. 어떻게 안 읽을 수가 있겠는가.



▶ 도서정보

- 저  자 : 김성종
- 제  목 : 여명의 눈동자
- 출판사 : 남도
- 발행일 : 78.07.15
- 분  류 : 문학(소설)
- 기  간 : 17.07.06-24







▶ 총 평 점(한줄평)
5.5점 / 채시라, 박상원, 최재성. 그리고 고현정. 기억 속의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는 배우들의 모습만 남았다. 뭘 알지도 못하는 어린 나이에도 굉장히 감동을 받았던. 그런 기억으로 남아 있는 드라마. 그 원작이라기에 엄청난 기대를 안고 시작을 했다.

시작부터 이야기는 다양한 상황. 다양한 물음을 던진다. 그 질문에 지금의 나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면서 왜 이런 대작이. 드라마의 원작이라는 것을 아무도 모르는 걸까 의아했다. 궁금증은 얼마 지나지 않아 풀렸다. 

초중반부와는 달리 중반부로 갈수록 인물들은 변하기 시작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가 아니라 작가의 펜에 의해 변해간다. 장하림은 우익의 대표성을 지니면서 매력적이고 인간적인 인물로. 최대치는 좌익의 대표 인물로 말 그대로 쓰레기로. 

이 엄청난 시간과 훌륭한 소재. 매력적인 인물들임에도 작가는 이렇게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이야기가 쓰인 그 시간은 그런 시간이었으니까. 갈수록 짙어지는 색이 너무 아쉽다... 때로는 그 색이 너무 진해서 역한 느낌마저 든다... 마치 반공교육의 교과서 같은. 그런. 검열을 당했던 것인가. 고문을 받았던 것인가. 초반의 이야기 진행을 고려하면 작가가 마음을 바꿨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런 아쉬움들에도. 대하소설은 대하소설이다. 그 여운이 매우 깊다. 인물 한 명 한 명에게 이미 마음을 빼앗긴 뒤다. 그냥 생각에. 이 이야기가 다른 누군가에 의해 다시 쓰인다면 어떨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하게 된다... 이 아쉬움을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


 
▶ 도서평점(항목별)
 
- 등장인물 : 3점 / 시간이 다르고, 배경이 다르니. 쉽게 공감할 수는 없었다. 장하림. 최대치. 윤여옥. 세 인물은 엄청난 대표성을 지니고 있다. 일제 시대의 세 인물은 색이 아닌 온도를 나타냈고, 해방 이후에는 각각의 색을 나타낸다. 그 중간의 여옥은 무지갯빛을 나타낸다. / 중후반부로 갈수록 온도는 사라지고 색만을 나타낸다... 종종은 인물들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
 
- 소    재 : 7점 / 많이 쓰인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이라는 배경. 하지만 위안부 문제를 정면에 배치시킨 건 아마 이 책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 구    성 : 7점 / 시간에 흐름에 따른 구성. 인물별로 시점이 바뀌면서 이야기를 꾸려간다. 
 
- 가 독 성 : 7점 / 아무래도 쓰인 시기가 시기인 만큼 단어와 문장들이 종종 옛스럽다. 그것이 읽는 데 방해를 주지는 않는다.
 
- 재    미 : 9점 / 다른 모든 것을 지우고. 재미만을 보면 굉장히 재밌었다. 후반부의 거부감조차 재미를 지울 수는 없었다...
 
- 의    미 : 0점 / 중반까지만 해도 아마 10점을 줬을 것이다. 하지만 후반의 그것들이... 1점도 아깝게 만들어버렸다...;;



 ▶ 책 속의 한 줄

[1권, p131 중에서]
그리고 여자의 육체는 배설물을 처리하는 공동변소일 뿐이었다. 정확히 말해 그녀들의 육체는 정말 공동변소였다. 공동변소 그 이상의, 그 이하의 것도 아니었다. 그 이하가 아니라는 것은 그 이하의 것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권, p217 중에서]
헌병 장교가 흰 천을 벗기자 미다 대위의 벌거벗은 몸이 나타났다. 두 눈은 천장을 노려보고 있었고 입은 멍하니 벌려져 있었다.
붕괴되는 일본의 얼굴이 거기에 누워 있었다. 갖은 악랄한 짓을 다하다가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자 끝내는 자결해 버리는 그 비겁함과 무책임성이 거기에 있었다.




[3권, p155 중에서]
이불을 젖히자 러시아 청년의 몸에서 찬 기운이 감돈다. 며칠 전부터 앓던 그는 마침내 밤새에 죽은 모양이었다. 슬픔을 느낀다거나 누구를 불쌍히 여긴다거나 하는 것은 그래도 행복한 상태에서 누릴 수 있는 감정의 유희다. 동물적인 자기 보호본능만이 남아 있는 죄수들에게는 감정 같은 것은 말라버린 지 오래다. 




[9권, p292 중에서]
어둠이란 전쟁에서는 아주 좋은 것이다. 어둠은 파괴와 살육을 덮어 버리고 소리와 빛만을 들려주고 보여준다. 어둠은 겨울의 함박눈 같다. 모든 더럽고 추하고 비참한 것들을 감추어 버리기 때문이다.






▶ 독서일지

[17.07.06 / 1권, p5-82]
어릴 적 기억에 '여명의 눈동자'는 몇몇 장면만 남아 있다. 어떤 내용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떠오르는 장면은 눈이 덮인 산에서 박상원과 채시라가 함께 있는 장면. '모래시계'도 마찬가지인데 성인이 된 후 여러 번 봐서 기억이 또렷하다. 그런 '여명의 눈동자' 원작이라니. 기대를 잔뜩 품고 시작한다. / 윤여옥, 최대치.

[17.07.07 / 1권, p83-409(완)]
장하림까지. 주인공이 모두 나왔다. / 처참하다. 뭐랄까. 처참함을 담담하게 뱉어내는 느낌이다. 그것이 더 잔혹하게 보인다. / 상상하기 싫지만, 상상하게 되는 그림들. 그래서 힘든데. 그런데도 읽고 있다.

[17.07.07 / 2권, p7-204]
난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 태극기를 휘날리며 목소리를 높이던 노인들을 기억한다. 전쟁을 겪은 그들이기에. 그들만큼은 이해할 수 있었다. / 줄거리는 모르지만, 앞으로 벌어진 시간들을 알기에. 마냥 마음이 편하지 않다...;;

[17.07.12 / 2권, p205-409(완)]

[17.07.12 / 3권, p7-308]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친 기분이다. 어떻게 이야기를 따라왔는지 모를 정도. 강한 회오리에 빠져 들어갔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모래사장에 누워 있는 기분?

[17.07.14 / 3권, p309-409(완)]
장하림과 최대치. 서로 반대의 상황이었더라도 같은 모습이었을까? 읽는 내내 그 점이 궁금했다...^^;;

[17.07.14 / 4권, p7-410(완)]

[17.07.15 / 5권, p7-108]

[17.07.17 / 5권, p109-408(완)]
미처 인식하지 못했었다. 이렇게 색이 진한 작품이었던가. 이야기는 광복이 되자마자 철저히 반공사상이 지배한다. / 대치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너무 대놓고 하림과 대치를 극단적으로 나눈다. 그 점이 조금 아쉽다.

[17.07.17 / 6권, p7-270]
훔. 점점 대치를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어쩔 수 없는 벽일까?

[17.07.18 / 6권, p271-407(완)]
조금 역겹다는 생각이 든다. / 읽을수록 많이 아쉽다...;

[17.07.19 / 7권, p7-412(완)]
헐. 제주 4.3 항쟁을 이렇게 그려내는구나. 할 말을 잃었다;; / '여명의 눈동자'를 읽으면 읽을수록 '태백산맥'이 얼마나 대단한 작품인지 다시금 알 수 있다.

[17.07.19 / 8권, p7-152]
이번에는 여수 순천 사건이구나. 놀랍지도 않다...;; 한 가지 너무 궁금한 점. 작가는 정말 그렇게 믿고 이런 이야기를 쓴 걸까?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까?

[17.07.21 / 8권, p153-413(완)]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 심해지는 것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검열을 당한 건가? 고문이라도 받았나? / 이야기가 조금 산으로 가는 것 같은데;;;

[17.07.21 / 9권, p7-234]
전쟁을 그려내는 문장 하나하나.

[17.07.22 / 9권, p235-410(완)]

[17.07.22 / 10권, p7-234]

[17.07.24 / 10권, p235-412(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해도. 대하소설은 대하소설이다. 그 여운이 매우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