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소설] 안드레아스 이즈퀴에르도 / 꿈꾸는 탱고클럽

2017. 6. 24. 23:33Book Story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서평단 도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다.

짧은 소갯글. 그 설정 자체만으로도 마음을 움직였다. 신나는 제목 속에 숨겨진 깊은 사연에 마음에 끌렸다.





▶ 도서정보

- 저  자 : 안드레아스 이즈퀴에르도, 송경은 역
- 제  목 : 꿈꾸는 탱고클럽
- 출판사 : 마시멜로
- 발행일 : 17.05.30
- 분  류 : 문학(소설)
- 기  간 : 17.06.24




▶ 총 평 점(한줄평)
9.3점 / 뻔한 이야기. 굳이 마지막까지 읽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전개와 결말. 그럼에도 이 책을 읽는 이유는 그 과정을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때론 즐기지 못하고 눈물 짓겠지만. 가진 것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생각은 이성을 마비시킨다. 가버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원인은 자신에게 있다. 그럼에도 그 공포는 원인을 생각할 겨를이 없게 만든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그것을 우린 자주 잊곤 한다. 다섯 아이가 있다. 흔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너무도 다른 아이들을 바라보는 가버의 시선은 곧 내 시선이기도 했다. 씁쓸함이 진하다. 이상이자 희망이다. 현실은 다르다... 그런 생각들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모든 감정을 지워버린다... 그리고 살그머니 다시 희망이라는 단어가 고개를 든다... 나도 믿고 싶은 가보다...

우연과 우연이 겹쳐 만나게 된 이 책. 어쩌면 찾아온 거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느끼는 이 감정들... 하나하나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마음. 댄스 선생 가버와 다섯 아이의 이야기.


 
▶ 도서평점(항목별)
 
- 등장인물 : 9점 / 지극히 정형화 된 인물. 고유의 색도 없는 그냥 회색 같은 인물.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점이 그 인물을 빛나게 한다. 그렇게... 인물들이 마음 속으로 들어온다...
 
- 소    재 : 9점 / 처음 보는 설정이다. 영화 '시스터 액터'가 가장 적절한 비교일까? 잘 나가던 회사원 남자가 우연한 사고를 일으킨다. 별 일 없이 지나갈 것 같던 그 사고는 남자를 완전히 다른 세계로 인도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다른 세계는 원래 남자가 있던 곳이다. 심플하지만 복잡한 소재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소재가 아니다. 좋았다.
 
- 구    성 : 8점 /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는 구성이다. 종종 회상이 있긴 하지만, 그건 시간의 흐름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평범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 가 독 성 : 10점 / 바로 직전에 읽은 책보다 크기가 커서 활자가 너무 많은 느낌이었다. 읽다보니 적응을 했다. / 몰입도가 크다.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전혀 방해를 받지 않았다. 불쾌할 수도 있는 표현을 잘 번역했다. 이 이야기를 이렇게 우리말로 잘 옮겨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 재    미 : 10점 / 유쾌함...이라고 얘기하기에는 무언가 목에 걸린다. 그렇지만 엄청 재미있다. 이야기는 날 끌어당기고. 난 이야기 속에 있다.
 
- 의    미 : 10점 / 각자의 사연을 지닌 다섯 아이와 댄스 선생 가버. 뻔할 거라고 생각했던 이야기는 역시 뻔했다. 과정을 볼 것이라 생각했는데... 난 그 과정을 보지 못했다. 그저 그 아이들이 되었고. 가버가 되었다. 



 ▶ 책 속의 한줄

[p41 중에서]
뱃속이 불편해서 울렁거렸다. 다른 사람이 결정권을 쥐고 있는 이런 상황을 그는 증오했다. 스스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다른 사람이 그를 위험에 빠드리지 않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을 싫어했다. 종종 그런 곤란한 상황에 빠지곤 했기에 가버는 그 고통이 어떤 건지 잘 안다. 그래서 고통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봤지만 희망을 갖는 일 외엔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희망을 기다리는 일 역시 고통이었다.




[p209 중에서]
가버는 미소를 지으며 승마장을 나왔다.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타깝게도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 역시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 순간만큼은 아이들이 다시 그의 편이 됐다는 사실에 가버는 한없이 기뻤다.




[p291 중에서]
지금까진 희망이 그리 좋은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희망은 고통을 동반하니까. 희망을 갖고 기다리는 건 고통이다. 특히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을 기다리는 건 더 고통이다. 그래서 뭔가를 간절히 원하면 마음이 아픈 것이다. 언젠가부터 가버는 희망이란 약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은 절대로 약해지지 않으리라 마음 먹었다.




[p416 중에서]
다른 사람들을 홀리고 눈멀게 하고 최고의 순간만 찾아다니는 사람은 책임을 질 줄 모르죠. 책임을 지는 건 힘든 일이니까. 근심걱정 없는 삶을 누릴 수 있는데 뭐하러 굳이 힘든 일을 떠안겠어요?






▶ 독서일지

[17.06.24 / p9-370]
시작부터 엉뚱함이 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엉뚱함이 매력으로 다가오다니! / 침묵. 편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또 편해지기 위해 하는 일이다. / 가버의 과거 이야기가 드문드문 나온다. 아이들의 이야기보다 더 두려움이 생긴다... / 문득. 가버는 왜 그럴까라고 생각하게 됐다. 이해하기 힘들어졌다. 이야기를 따라오느라 느끼지 못했던 감정. / 그냥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그저 연민이었을까? 공감이었을까? / 안돼! 그러지마...

[17.06.24 / p371-522(완)]
인연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서평단이 아니었다면... 이 책을 만나지 못했을까? 우연히 누른 신청 버튼이 내 마음을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 줄이야. 긴 긴 여운이... 머릿 속까지 헝클어버렸다... 슬픔...? 안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