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소설] 배영익 / 전염병

2017. 9. 18. 14:50Book Story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출판사 서평단으로 활동한 '내가 보이니'를 통해 이 작가를 알게 되었다. 전에 재미나게 보다 조기종영해서 아쉬웠던 드라마 '세계의 끝'의 원작이라는 소리를 듣고 바로 알아봤다. 현재는 절판이라 중고도서로 구입했다.



▶ 도서정보

- 저  자 : 배영익
- 제  목 : 전염병
- 출판사 : 문
- 발행일 : 2013.03.03
- 분  류 : 문학(소설)
- 기  간 : 17.09.16-18






▶ 총 평 점(한줄평)

9.3점 / 드라마 '세계의 끝'은 당시의 내게는 굉장히 신선한 시도였다. 몇몇 배우를 제외하고는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기에 신선함을 더했다. 재미나게 보던 드라마는 시청률 저조로 조기종영이 결정됐고, 어설프게 마무리됐다. 그리고 오랜 시간 후 원작이 있음을 알게 됐다. 그렇게 시작한 원작은 드라마와 비슷하게 시작했지만,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어졌다. 심해에서 시작된 바이러스는 우연의 연속으로 전염되기 시작하고. 그를 막기 위한 과정 속 인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일반인들과 다른 전문가들조차도. 그들 가족이 관련이 되면 얼굴을 바꿀 수 있다는 것. 당연하지만, 이 책 속에서 만난 그 모습은 더 처절했다. 인간의 이기심 때문일까?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일까? 점점 경계는 모호해지고... 판단은 서지 않는다. 이야기 속 인간들의 모습은 본질을 알 수 없게 모호하다. 또 그렇기 때문에 던져지는 질문들.

손을 뗄 수 없는 전개. 마지막 장면까지... 소름을 돋게 한다. 내겐 완벽했던 소설. 취향을 탈 수는 있겠다 싶다. 이로써 드라마 '세계의 끝'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후속작 '내가 보이니'에 설화가 삽입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작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독자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 도서평점(항목별)
 
- 등장인물 : 10점 / 모호함 속에서도 각 인물들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다. 장티푸스 메리였던 엄기영을 시작으로 윤규진까지. 각기 다른 위치에 있는 인물들을 깊게 조명한다.
 
- 소    재 : 7점 / 소재만 놓고 보면 그렇게 신선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그 소재에 대해 다양한 접근이 돋보였다.
 
- 구    성 : 10점 / 1부와 2부로 나뉘고. 각각 챕터들을 구성한다. 챕터들은 테마를 가지고 있다. 이야기는 주요 인물들의 시점을 돌아가며 풀어간다. 이야기 흐름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면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는 구성.
 
- 가 독 성 : 10점 / 어려울 수 있는 부분들까지도 쉽게 문장으로 쓰여있다. 등장인물이 많고, 대화가 많은 소설의 경우에 누가 말하는 건지 모를 때가 자주 있다. 그런 작은 부분까지 고려한 흔적이 자주 보인다. 
 
- 재    미 : 10점 /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재밌었다. 재밌다. 재밌다.
 
- 의    미 : 9점 /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 글로 표현해보라고 한다면... 한참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앞서도 썼듯이 모호함이 이 책에서 느낀 가장 큰 부분이다. 바이러스는 그저 하나의 도구일 뿐일지도 모른다. 요 근래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전염병' 또한 그렇다.



 ▶ 책 속의 한 줄

[p100 중에서]
"윤 교수,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그때부터, 나도 모르게 욕구가 느껴졌어. 퍼뜨리고 싶다는... 전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그런..."






▶ 독서일지

[17.09.16 / p9-219]
시작부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 드라마 그 이상의 긴장감. 오히려 드라마에서 조금 지루하게 그려낸 장면들조차 활자로는 살아 숨 쉬고 있다. / 바이러스는 오랫동안 이야기의 소재였다. 또한 그 시작이 심해라는 것도 비슷하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을 것 같은 이 이야기는 탄탄한 구성과 끌어가는 힘으로 돼 살아난다.

[17.09.18 / p220-]
드라마와는 상당히 다른 강주헌. 왜 드라마가 조기종영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 것 같다. 어설픈 인물 관계 설정과 되지도 않는 러브라인 삽입. 역시 그게 문제였다. 차라리 8부작 정도로 숨 막히게 빠른 전개를 했다면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 탄탄한 사전조사. 거기에 바탕한 논리. 탄식이 절로 나온다. / 왜 드라마는 강주헌에 집착했던 걸까? 윤규진만으로도 충분했을 텐데. 훔. / 와. 와. 와. 굉장하다. 이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