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세이] 김홍민 /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2017. 10. 26. 11:17Book Story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된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본문에는 도서의 중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선물을 받았던 건가. 구입했던 건가. 책장에 쌓인 책들이 많다 보니 구분이 가지 않는다. 구입하고 바로 읽지 않는 책들은... 나중에 구입한 이유를 곧잘 잊어버리곤 한다. 또 그러면 어떤가. 어차피 읽을 책 들인데.



▶ 도서정보

- 저  자 : 김홍민
- 제  목 :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 출판사 : 어크로스
- 발행일 : 15.06.10
- 분  류 : 문학(에세이)
- 기  간 : 17.09.20-10.26






▶ 총 평 점(한줄평)

9점 / 1. '그거'보다 재밌게, (책을 핑계로 잘 노는 법) 2. 독자일 때는 몰랐던 것들. (몰라도 상관없는 업자의 고민) 3. 어쨌거나 내 취향대로. (마포 김 사장의 장르문학 탐) 4. 그러나 페어플레이할 것. (치사해지지 말자고 쓰는 이야기)

기발함, 유쾌함. 등등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그러다 문득 엄청난 슬픔이 다가왔다. 이럴 수밖에 없는 현실. 활자로 이야기를 만나는 걸 좋아하는 이들이 점점 줄어가는 현실 속에서. 이제는 정말 장사꾼만 남았다는 그 이야기에 울컥하게 된다. 

나 또한 주야장천 얘기했던 것. 책은 재밌다. 똑똑해지려고, 뭔가 있어 보이려고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재밌기 때문에 읽는 것뿐이다. 누군가가 책을 읽어야 하는데 읽지 못한다는 얘길 하면 난 늘 이렇게 말한다. 아직 너에게 재미를 주는 책을 만나지 못한 것뿐이라고. 

글에서 장난기가 흐를 때가 있다. 말투와 다르게 글로서 장난기를 표현하는 것은 훨씬 어렵다고 생각한다. 표현하기도 어렵지만, 자칫 잘못하면 허접해 보이거나 건방져 보인다. 그 경계를 잘 타는 장난스러운 글을 만나는 것은 힘들다. 이 책은 시작부터 그 경계를 타며 그저 가볍지만은 않은 장난스러움을 나타내고 있다. 그 속에 있는 슬픔과 아픔을 느낄 때면 안타까움이 짙게 든다. 특별하기보다는 다르게 접근했던 한 출판업계의 사람 이야기. 그것만으로 충분했지만, 그래서 더 아쉬웠던 현실을 바라보게 된다.



▶ 도서평점(항목별)
 
- 등장인물 : -
 
- 소    재 : 10점 / 출판사에 관한 이야기는 몇 차례 읽은 적이 있다. 그럼에도 책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최고의 소재가 아닐까?
 
- 구    성 : 10점 / 1. '그거'보다 재밌게, (책을 핑계로 잘 노는 법) 2. 독자일 때는 몰랐던 것들. (몰라도 상관없는 업자의 고민) 3. 어쨌거나 내 취향대로. (마포 김 사장의 장르문학 탐) 4. 그러나 페어플레이할 것. (치사해지지 말자고 쓰는 이야기) 이렇게 네 항목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구성마다 챕터로 나누어서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구성의 테마를 이해하고 만나는 에피소드라 더욱 세게 와닿는다.
 
- 가 독 성 : 9점 / 전문 작가가 아니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높은 점수를 주게 됐다.
 
- 재    미 : 9점 / 조금은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전문 작가가 쓴 글이 아닌 일종의 에세이였기 때문이다.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 에피소드 자체의 재미와 반항심 있는 필체가 재미를 키운다.
 
- 의    미 : 7점 / 밝은 표정으로 웃으며 하는 이야기 속에서 슬픔을 발견할 때가 있다. 이 책이 내게 그랬다. 유쾌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더 크게 다가온다.



 ▶ 책 속의 한 줄

[p18 중에서]
지금까지는 '읽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책을 읽어야 한다', '좋은 책은 독자들이 알아서 읽게 되어 있다'라는 생각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책을 읽는 일이 재미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책을 만드는 일을 하나의 '놀이'로 인식하고 있다. 그리하여 독자로 하여금 이 출판사에서 만든 책을 사면 이곳만의 독특한 향취가 있어서 좋다는 기분을, 놀이에 동참하고 싶다는 욕망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p67 중에서]
그는 팔다 남은 책 때문에 심적으로나 재정적으로 곤란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독자와 출판사와 서점이 이런저런 채널을 통해 불새의 상황을 알렸고 예상외로 많은 이들이 성원해준 덕분에 남은 재고를 거의 처분할 수 있었다. 그렇게 얻은 수익으로 불새 대표가 뭘 했느냐. 이런 빌어먹을, 다시 책을 펴내기 시작했다.






▶ 독서일지

[17.09.20 / p5-190]
글에서 장난기가 흐를 때가 있다. 말투와 다르게 글로서 장난기를 표현하는 것은 훨씬 어렵다고 생각한다. 표현하기도 어렵지만, 자칫 잘못하면 허접해 보이거나 건방져 보인다. 그 경계를 잘 타는 장난스러운 글을 만나는 것은 힘들다. 이 책은 시작부터 그 경계를 타며 그저 가볍지만은 않은 장난스러움을 나타내고 있다. / 띠지를 정말 정말 정말 싫어하는데... 재미난 발상이다. ㅎㅎ / 누구나 생각했을 법한 것들. 하지만 놓치던 사소한 것들. 그것을 건드린다는 것이 당연한데도 놀랍다. / 뻔할 수밖에 없는 것을 뻔하지 않게 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을 때의 실망감.

[17.10.26 / p191-324(완)]
그 속에 있는 슬픔과 아픔을 느낄 때면 안타까움이 짙게 든다. 특별하기보다는 다르게 접근했던 한 출판업계의 사람 이야기. 그것만으로 충분했지만, 그래서 더 아쉬웠던 현실을 바라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