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17. 17:43ㆍBook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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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제목에 끌려 샀던 ‘향수’. 그 강력한 이야기에 푹 빠져... 정신을 못차렸던 기억. 그리고 어머니의 추천으로 읽게 됐던 ‘뿌리’. 완전히 무관심했던 노예의 이야기에... 구슬피도 울었던 기억. 그리고 운영 중인 독서모임의 첫 선정도서. ‘그리스인 조르바’. 너무도 엉뚱하지만 완벽하게 매력적인 조르바. 이 모든 책들이 바로 열린책들 출판사의 세계문학 시리즈였다. 세계문학전집을 읽고자 했던 내가 선택하는데 있어 큰 이유를 차지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첫 번째 이야기. 너무도 자주 들었던 책. 그리고 아주 조금은 스토리를 알고 있는데... 그마저도 희미해져버린.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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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5.09 / 상 p5~47]
예전 제목에 끌려 샀던 ‘향수’. 그 강력한 이야기에 푹 빠져... 정신을 못차렸던 기억. 그리고 어머니의 추천으로 읽게 됐던 ‘뿌리’. 완전히 무관심했던 노예의 이야기에... 구슬피도 울었던 기억. 그리고 ‘책더듬이’ 첫 선정도서. ‘그리스인 조르바’. 너무도 엉뚱하지만 완벽하게 매력적인 조르바. 이 모든 책들이 바로 열린책들 출판사의 세계문학 시리즈였다. 세계문학전집을 읽고자 했던 내가 선택하는데 있어 큰 이유를 차지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첫 번째 이야기. 너무도 자주 들었던 책. 그리고 아주 조금은 스토리를 알고 있는데... 그마저도 희미해져버린.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시작. 헌데... 빌어먹을 이름들이 너무 어렵다. 거기다가 무슨 이름이 하나가 아니다. 젠장. 빌어먹을. 중반까지는 고생 좀 하겠다...ㅠㅠ
[14.05.10 / 상 p47~82]
‘1부’. 작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소설을 읽는데 있어 그 배경의 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외국소설의 경우, 번역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죄와 벌’의 경우, 그런 의미에서 생기는 아쉬움이 제법이다. 하지만 또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렇기에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리합리화 중^^; / 인물들의 연이은 등장. 어려운 이름만큼 상황들도 어렵다. 갈등의 시작.
[14.05.12 / 상 p83~130]
‘1부’. 이해할 수 있는, 또 공감할 수 있는 범죄가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범죄는 범죄일 뿐이라는 것. 라스꼴리니꼬프의 상황도 아직 다 모르고... 어떤 일을 하려는지도 모르겠지만, 범죄라는 그 생각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 그것들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 어떤 이유에서인지. 또 어떻게 그렇게 될지가 궁금하다. / 결행된 범죄. 범죄자의 심리에 대한 묘사 부분이... 제법 와닿는다. 1부에서만 해도... 수 많은 어려운 이름들이 나왔다. 1부를 마쳤는데.. 왜 이렇게 피로한 기분이 드는건지^^; 이제는 왜 그랬는지... 또 라스꼴리니꼬프의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들을 차례다.
[14.05.14 / 상 p131~255]
‘2부’. 일반적인 사람이 살인을 저지르면 나타날 수 있는 현상들을 매우 세세하게 묘사한다. 요즘 세상에는 대부분 직접 경험해 볼 수 없기에... 완벽하게 공감할 수는 없지만, 꽤 많이 짐작은 된다. / 헐. 라주미힌의 개입. 라스꼴리니꼬프에겐 왠지 아플 것만 같은... 결말이 예상됨. / 드디어 등장한 루쥔. 그리고 라주미힌, 조시모프가 품게 되는 의심. / 스스로 무너지는 라쓰꼴리니꼬프. 완전범죄란 참 무서운 것이구나를 다시금 깨달음. 그건 그렇고... 아직도 설명되지 않은 이유. 아직도 설명되지 않은 상황.
[14.05.15 / 상 p255~406(완)]
‘2부’. 의외의 장소. 의외의 방법으로 재회하게 된 라쓰꼴리니꼬프와 마르멜라도프. 마르멜라도프의 죽음. 그리고 어쩌면 의식없이 행동하는 라쓰꼴리니꼬프. 그 상황 속에서 위안을, 또 자책을 받는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내가 왜 이렇게 라쓰꼴리니꼬프의 마음에 공감을 하는건지. / 편지 속에서만 존재하던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의 등장. 아! 그러고보니... 그곳. 마르멜라도프의 아파트에는 루쥔 또한 살고 있었다고 했는데. 요상스레 마주치진 않았다. / ‘3부’. 도화선이 되었던 루쥔과 두냐. 다시 마주친 어머니와 동생을 바라보며... 발작을 일으킨 라쓰꼴리니꼬프. 그리고 어처구니 없게도 두냐에게 마음을 빼앗긴 라주미힌. / 헐. 루쥔은 그날 로쟈를 보았다. / 가족과의 재회. 조금씩 안정을 찾는 로쟈. 로쟈를 찾은 소냐는 궁핍함에 오히려 분노를 느낀다. / 두 친구의 대화에서... 진정 로쟈가 그 일을 하지 않았었더라면...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 뽀르피리 뻬뜨로삐치의 등장으로 한순간에 이야기는 다시 사건으로 돌아간다. 이제 온전한 정신을 찾은 라쓰꼴리니꼬프와 그를 의심하는 자들의 두뇌 싸움이 시작된다. 범죄에 대한 논쟁. 로쟈의 논문을 필두로 한 뽀르피리와의 토론. 라쓰꼴리니꼬프의 논리에 더욱 공감하는 나. 그것을 빌미로 로쟈를 강력하게 의심하는 듯한 예심판사와 사무관. 그것이 더욱 화가 나는 라주미힌. / 와. 초반의 지루함을 넘어서고, 상권 후반부. 상황과 이유. 그리고 논리를 듣고나니... 급속도로 빠져든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어떤 전개를 불러올지. 궁금.
[p329 중에서]
“그런 면에서 우리 모두는 사실 미친 사람과 거의 비슷할 때가 무척 많이 있습니다. 다만 아주 작은 차이로 ‘환자들이’ 우리보다는 약간 더 미친 거지요. 어쨌든 선을 그어야만 하니까요. 어떻게 보면 조화로운 인간이란 전혀 없다고도 볼 수 있지요. 이건 사실입니다. 수만 명, 아니 어쩌면 수백만 명 중 한 사람 꼴로 만나 볼 수 있을까요? 그것도 그다지 확실하지 않은 본보기에 불과하지만요...”
[14.05.15 / 하 p407~526]
‘4부’. 완전한 착각. 이 작품에서는 허투루 넘길 인물이 없다. 모두가 실타래 속에 엉켜 있다. /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재등장. 루쥔과 만난 세 가족과 라주미힌. 루쥔 좀 많이 재수없는 스타일. 결국은 파국이 왔지만... 저자의 말대로 그것이 로쟈의 사건과 연결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 로쟈에겐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소냐에게서 그 길을 발견하고, 짐을 내려놓고 싶어했던건 아닐까. 삶에 대해... 살인자와 매춘부가 나누는 대화가 아프게 다가옴. / 확실해진 관계. 인물들의 관계가 명확해짐. 더욱 치열해진 두뇌싸움. 그리고 인물들의 심리상태 묘사. 현시점과 같은 과학 수사가 불가능했던 시대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들.
[p422 중에서]
“유령, 이것은 말하자면 내세의 작은 조각과 파편들이고, 그것들의 시작이다. 물론 건강한 사람에게는 그들이 보일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건강한 사람은 가장 현세적인 사람이므로 완전과 질서를 위해 반드시 지상에서의 현세적인 삶만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병이 나서, 유기체 속의 정상적인 지상의 질서가 조금이라도 파괴되면, 다른 세계의 가능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병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다른 세계와의 접촉이 더욱 빈번해지고, 그러다가 완전히 죽게 되면 그는 곧바로 그 다른 세계로 가게 되는 것이다.”
[14.05.16 / 하 p527~659]
‘제5부’. 뭐든지 단번에 바꾸거나, 새로운 무언가를 정착시킬 수 없다는 것은 지난 시간들을 통해 여러번 증명됐다. 5부 시작과 함께 루쥔과 레베쟈뜨니꼬프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급진적인 변화가 가져오는 부작용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결국은 구성원 한명한명이 해나가야 할 부분들인데, 문제는 그런 부작용 덩어리들이 요직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 까쩨리나 이바노브나 마르멜라도바. 참 가여운 여인이다. 내 바로 옆의 사람이라면... 진절머리를 냈겠지만, 멀리서 바라본다면. 그저 가엾을 것 같다. / 뾰뜨르 빼뜨로비치의 비열한 짓거리. 의외로 레베쟈뜨니꼬프에 의해 해결이 된다. 가엾은 소냐. 그리고 관망하는 사람들. / 흐리멍텅한 라스꼴리니꼬프가 하는 말. 스스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채 떠드는 여러 이유들이... 와닿진 않지만, 이상스레 공감이 된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난 그렇게 공감을 하고 있다. / 가여운 여인의 죽음. 그리고 스비드리가일로프가 다시금 전면에 등장. 이 또라이 같은 녀석이 로쟈에게 무엇을 제안할까. / ‘6부’. 그나마 정상 쪽에 가까운 사람이라면 어떤 이론을 맹신하고 있던간에... 살인을 저지른 후 온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라스꼴리니꼬프의 기행은 이해가 된다. 이야기는 돌고 돌아 늘 원점으로 돌아온다.
[p556 중에서]
여기에는 가난한 사람들 특유의 자존심이 개입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 자존심 때문에 수많은 가난한 사람들은 오직 <남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어떻게든 남들의 <손가락질을 당하지 않겠다는> 일념 하에,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의무적으로 행하는 몇몇 사회적인 의식에 마지막 힘을 모아 여태껏 모아 두었던 마지막 한 닢까지도 다 탕진해 버리는 것이다.
[14.05.17 / 하 p659~894(완)]
‘6부’. 뽀르피리와의 대화. 이런 식으로 나올줄 알고 있었지만... 로쟈와 마찬가지로 나도 뒷통수를 맞은 기분. 알고 있으면서도 당하는건... 그걸 즐기는거겠지?^^; 훔. 그후 스비드리가일로프와의 만남. 그리고 대화. ‘죄와 벌’에 나오는 인물 모두 현실적인 기준을 들이대면 정상이라 부를 수 있는 인물이 거의 없다. 하지만 난 이 중에서 유일하게 스비드리가일로프만이 진정한 미친 녀석이라고 생각한다. /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스스로 방아쇠를 당길 때까지. 그 이야기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 라스꼴리니꼬프. 어머니. 여동생. 그리고 소냐를 차례로 만난다. 그리고... 그리고... / ‘에필로그’. 난 혼자 길을 걸을 때... 마주치는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한다. 때로는 공상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어떤 주제에 대해 깊게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가끔은 의식도 하지 못한채 혼자 무언가 중얼중얼 거린다. 어머니는 내가 진정 미친게 아닐까 걱정하시기도 한다. 근데 이 버릇은 중3때부터 시작됐다^^; 그래서일까... 내가 라스꼴리니꼬프에게 지나치게 애정을 갖고... 지나치게 공감을 하는 것이. / 인물간 관계와... 각 인물의 심리변화. 사건 자체. 그리고 결말. 걱정과 달리 ‘재미’를 안겨줬고... 또 고민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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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상)
-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키 지음
- 출판사
- 열린책들 | 2009-11-30 출간
- 카테고리
- 소설
- 책소개
- 성스러운 창녀, 고뇌하는 영혼, 모순의 아름다움러시아의 소설가 ...
죄와 벌(하)
-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 출판사
- 열린책들 | 2009-11-30 출간
- 카테고리
- 소설
- 책소개
- 성스러운 창녀, 고뇌하는 영혼, 모순의 아름다움러시아의 소설가 ...
걱정을 했다. 많이 어려울 것 같았기에... ^^; 한편으로는 기대를 했다.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걱정을 재미로 보상받을지도 몰랐기에. ‘죄와 벌’은 재미와 더불어... 많은 고민을 내게 안겨줬다.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을까...? 어떤 작품이든... 책장을 덮고나면 스스로 해보는 질문이다. 저자는 어떤 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고... 그것에 대해 독자가 무엇을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이었을까. ‘죄와 벌’의 책장을 덮고... 난 그것이 한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에 대한 고민, 그 고민을 바라지 않았을까 싶다. 시대는 달라도... 늘 같을 수 있는 고민. 시대가 다르기에... 그 당시를 바라볼 때 하게 되는 고민.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에 아쉽게도 설렁설렁일 수 밖에...;)
이 모든 것들이... ‘재미’라는 요소가 있었야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재미’는 모든 이에게 공통일 수는 없다. 또 그 ‘재미’는 여러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찾아가지도 않는다. 내게 ‘죄와 벌’은 하나의 사건 이후... 라스꼴리니꼬프의 심리 변화에서 그 ‘재미’가 있었다.
고전이라 칭해지는 작품들의 공통점은 곱씹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맛이 매번 다르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이 ‘죄와 벌’ 또한... 내가 무언가 다른 것을 조금 더 쌓고... 다시금 바라봤을 때 어떤 면을 보여줄지. 또 어떤 고민을 내게 안겨줄지. 어떤 ‘재미’를 다시 내게 줄지에 대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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