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16. 13:59ㆍBook Story
1
어떤 작가이든... 그 작가의 작품들을 몰아서 읽게 되면 피로감이 들기 마련이다. 한 작가는 의도하지 않아도... 자신만의 색깔을 작품들에 담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한 작가의 작품들은 대개 닮아 있다. 전혀 다른 소재를 써도 말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또한 작품들이 매우 많이 닮아 있다. 소재도 반복되는 경우가 많고, 결론 또한 같은 형식일 때가 많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이 작가의 작품들에게서는 피로감이 들지 않는 이유는 바로 그 과정의 기발함 때문이다. 같은 소재, 같은 방식의 결론이라 해도... 그 과정 속에 들어찬 상상력들이 그 지루함과 피로함을 싹 가시게 해준다. 다음 작품이다. ‘파라다이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다른 작품들
2014/04/14 - [Book Story] - [Book] 파피용 (14.04.13~14)
2014/04/12 - [Book Story] - [Book] 나무 (14.04.11~12)
2014/04/10 - [Book Story] - [Book] 인간 (14.04.10)
2014/03/18 - [Book Story] - [Book] 제3인류 4권 (14.03.15~16)
2014/02/13 - [Book Story] - [Book] 제3인류 3권 (14.02.07~13)
2
[14.04.15 / 1권 p5~145]
‘나무’와 비슷한 형식의 책. 두권으로 묶여 있다니... 또 며칠은 짧은 호흡으로 즐거이 빠져들 수 있을 듯. ‘있을 법한 미래’와 ‘있을 법한 과거’로 분류된다. 또 다른 재미와 감동 그리고 슬픔이 있다. ‘파라다이스’라는 제목 속에 담긴 아픔과 희망이 느껴진다.
‘환경 파괴범은 모두 교수형-있을 법한 미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 그 이유는 환경이 그렇게 파괴되지 않을거란 말이 아닌... 절대로 이와 같은 정책을 펼칠 수 없다는 점이다. 이건 그 빌어먹을 자식들이 권력을 내려놓는다는 뜻인데... 그럴 일은 지구가 멸망해도 없으니.
‘진리는 손가락에-막간의 짧은 이야기’.
우와... 짧디 짧은 이 속담을 변형하며... 현실을 담아낸다. 난 바보인가...?
‘존중의 문제-있을 법한 과거’.
글쎄.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걸까. 이 에피소드는 이해 불가.
‘꽃 섹스-있을 법한 미래’.
이햐. 정말이지... 이런 상상은 어떻게 하는걸까. 불임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갖고 시작한 상상이 이렇게 구체적이고 또... 결국은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온다는 변하지 않는 규칙에 맞춘다는 것. 진정 대단하다.
‘사라진 문명-있을 법한 미래’.
헐. 헐. 헐. 마지막에 제대로 뒷통수를 맞았다. ‘개미’와 ‘제3인류’를 섞어놓은 이 이야기. 기똥차다.
‘안개 속의 살인-있을 법한 과거’.
있을 법한 과거가 아닌... 무수히 많은 과거의 조각들이다. 정의는 추상적인 개념이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무관심 속에서 삶이 평온하다면... 그것을 선택한다는 말. 공감하는 나 자신이 싫다;;;
[p8 중에서]
독자들은 내가 즐겨 쓰는 몇몇 주제들을 이 책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주제들을 여러 시각에서 탐구했는데, 그 시각들이 때로는 일치하고, 때로는 서로 대립하며, 때로는 상호 보완적 작용을 한다.
...(중략)... 단편 소설은 작가라는 장인의 공방 같은 것이다. 그 속에서 갖가지 형식, 체제, 관점, 서술 방식을 실험할 수 있다.
짧은 이야기가 미래의 문학 형식이라고 생각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이 점점 더 바쁘게 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의 이야기들은 대장정이라기보다는 짧고 색다른 산책들이다.
즐거운 여행이 되길.
[14.04.15 / 1권 p146~294(완)]
‘내일 여자들은-있을 법한 미래’.
오래전부터 ‘제3인류’를 준비하고 있었음을 느낀다. ‘나무’에서도 그렇고, ‘파라다이스’에서도 그렇고... 자주 ‘제3인류’의 모티브를 만난다.
‘영화의 거장-있을 법한 미래’.
훔. 발상의 전환. 역사를 공부하고, 교육한다는 것이 오히려 파괴의 지름길. 가상의 3차대전 이후 종교와 나라를 없애고, 세 번째로 없앤 것이 역사교육. 그리고 이 모든 것들로부터 오는 허무함에 대한 대책이 바로 영화. 그 영화에서 또 다른 ‘이유’를 제시하는 베르나르. 참 대단허네.
[p265 중에서]
“우린 일생 동안 평균 3분의 2에 이르는 시간을 상상의 세계 속에서 보낸다오. 영화, 책, 텔레비전, 컴퓨터 게임, 꿈들 속에서 말이오. 현실에 할애할 시간이라고는 기껏 하루 몇시간밖에 안 남지.”
[p289 중에서]
“아기 씻긴 목욕물을 버리면서 아기까지 버리면 안 되지. 과거에 대한 지나친 감동은 해악이지만, 약간의 ‘역사’는 어쨌든 필요한 거니까.”
[14.04.16 / 2권 p5~300(완)]
‘나무’가 큰 뼈대라면... 이번 ‘파라다이스’는 비교적 자잘한 가지까지 묘사를 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나오는 소재와 생각들이... 이 책 에피소드들마다 가득 담겨있지만... 이상스레 매번 다른 느낌을 준다. 아마 과정의 상상력. 그 차이 때문일 듯. 역시나 재미나게 읽었다^^.
‘맞춤낙원-있을 법한 미래’.
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군!
‘남을 망치는 참새-있을 법한 추억’.
누구나 가면을 가지고 산다. 이 정신과 의사를 보며... 그리 놀랍지 않은 이유이다. 또 매번 질척거리며.... 이전 관계의 사람을 이용하는 사람. 거절하지 못하고 매번 끌려 다니는 사람. 모두 이해는 가고, 또 일부는 공감이 된다. 하지만 거기까지. 난 그렇지 않다.
‘농담이 태어나는 곳-있을 법한 미래’.
장편소설 ‘웃음’의 모티브. 매우 세밀하게 쓰여져있다. 젠장... 근데 ‘웃음’의 내용이 자세히 기억나질 않는다. 돌이켜보니. 그 책을 읽은지가 3년이 넘었다는걸 깨닫는다. 다들 작은 부분이라 칭하는 것이 사실은 세상의 중심일지도 모른다는 메시지. 그리고 웃음 그 자체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며 상상력을 왕창 끌어넣는 베르나르. 대단허다. 진정.
‘대지의 이빨-있을 법한 과거’.
유독 개미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는 베르나르. 어릴적 아이들이 개미들에 관심을 보일 때에도 난 그냥 싫어했다. 내 몸에 기어 오르는 것 자체가 소름 돋는 일이었다. 그리곤 무관심 그 자체였는데... 베르나르를 통해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또 다른 개미들의 이야기.
‘당신 마음에 들 겁니다-있을 법한 미래’.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줄곧(베르나르 책을 읽을 때마다 쓰는 표현인듯;;) 베르나르는 자유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다. 자유라는 것의 무게. 아니, 그 이전의 그 의미 자체에 대해서도 설명하기 힘든. 선택은... 늘 어렵다. 역시 문제는 책임이 아닌가 싶다. 자유는 늘 선택을 동반하고, 그 선택은 늘 책임을 불러온다. 누군가가 해준 선택에는 그 책임이 없으니... 선택을 하지 않으려 하고, 결국 자유를 잃고, 누군가의 의도대로만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는 말한다. 자유를 달라고. 쩝.
‘상표 전쟁-있을 법한 미래’.
베르나르가 할법한 상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 이상 국가간의 전쟁이, 국가간의 문제가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그 잘난 미국조차도... 결국 돈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집단. 재미난... 아니, 섬뜻한 상상의 미래. 다만, 기업들에게는 방패막이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아무리 실권력을 돈이 쥐고 있다고 해도... 내세울 얼굴마담, 즉 정치인들이 필요하다는게 내 생각^^;
‘허수아비 전략-있을 법한 과거’.
선택을 한다는 착각을 하게 하는 것. 비단 이 이야기의 작은 조직에만 해당하겠는가. 마을, 그리고 어쩌면 나라에서도 공공연하게 행해지는 짓거리들.
‘안티-속담-막간에 짧은 이야기’.
훗...
‘아틀란티스의 사랑-있을 법한 과거’.
‘제3인류’ 속 하나의 축.
3
‘나무’와 비슷한 형태. 에피소드들의 모음집이다. 역시나 몇몇은 그의 장편소설의 모티브가 되었다. 1권은 조금 커다란(?) 주제를 대상으로 풀어나간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전체를 바라본다. 그렇기에 조금은 어둡다. 2권은 근본적인 주제 혹은 세부적인 주제를 다룬다. 사람 한명 한명을 비추는 듯한 기분이다. 1권보다는 조금 밝은 듯 하지만... 여전히 빛은 보이지 않는다.
‘나무’가 큰 뼈대라면... 이번 ‘파라다이스’는 비교적 자잘한 가지까지 묘사를 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나오는 소재와 생각들이... 이 책 에피소드들마다 가득 담겨있지만... 이상스레 매번 다른 느낌을 준다. 서론에서 밝혔듯... 아마 과정의 상상력. 그 차이 때문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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