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0. 05:12ㆍBook Story
최근 읽은 베르나르의 소설 '천사들의 제국' 중에 이런 구절들이 나왔다.
"애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마치 잡초의 뿌리를 제대로 뽑아 내지 않은 것처럼 사건의 후유증이 오래간다.
어쩌면 학교에서도 애도의 중요성을 가르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나중에 애도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몇 년씩 고통을 겪는 일이 생기지 않게 말이다. "
"인류의 역사를 보더라도 역설적인 간청은 의식적이로든 무의식적이로든 끊임없이 사용되어 왔다. 인류는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겪고 수백만 명의 목숨을 잃은 뒤에야 국제 연맹과 국제 연합을 생각해 냈고, 독재자들의 폭력을 겪고 나서야 인권 선언을 만들어 냈다. 또 체르노빌 사태를 겪은 뒤에야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원자로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지난 세월호의 침몰 후... 난 비특정다수인을 대상으로 하는 트위터, 블로그 등에서는 침묵을 했었다. 말이라는 것이 목젖의 울림으로 입을 통해 나가는 순간... 어떠한 의미와 효력을 발생시킨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그저 묵묵히... 살아서 돌아오기를 바랐고, 지금 또한 그러하다. 자잘못을 따지는건 며칠 미룬다고 늦지 않지만... 구조는 1분 1초에 따라 생사가 갈리기에. 누가누가 잘못했고, 무엇을 잘못했다 떠들지 말고... 우선 지금은!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생명들을 구하길 바랐다. 그 마음은 지금 이 시간에도 변치 않다.
하지만 지금은 더이상 침묵하지 말고... 이제는 애도하는 마음 또한 표현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 여러 사연들을 접하며... 왜이리 감정이 이입이 됐는지... 생면부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임에도... 그들이... 그분들이... 아이들이 그저 내 조카같고, 친구같고, 부모같은 마음. 욱하고... 울컥하고. 분한 마음. 모두가 같지 않을까 싶다.
더욱이 아팠던 것은 유가족들과...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한 마음이었다. 죄책감... 그리움... 그 모든 슬픔을 떠안고 살아가야 할 그 사람들이... 너무도 너무도 너무도. 아프게 다가왔다.
애도. 라는 표현. 그리고 베르나르 소설 속의 구절을 읽으며, 공감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슬펐다. 결국... 살아남은 사람들의 변명으로밖에 보이지 않았기에. 하지만... 유가족들과 살아남은 사람들. 그이들의 아픔을 생각하며... 그렇게. 그렇게라도... 조금 덜어냈으면 하는 마음. 나 또한 너무 이기적인가....;;
시간이 흐르면... 또 일상 속에서 기억의 뒷편으로 밀려나게 되겠지만... 그럴 수 밖에 없겠지만. 적어도 잊진 않겠다. 기억하겠다. 그리고 그들을 늘 애도하겠다. 텐도 아라타의 '애도하는 사람'. 그 속 시즈토의 마음이... 책을 읽었을 때보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가슴에 사무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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