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26. 17:12ㆍBook Story
1
제목 만으로도... 궁금증을 확 불러일으킨다. 더욱이 그 표지 디자인 보라. 푸른색 디자인 속. 슬리퍼를 신고 트렁크를 끌고. 태양과 구름과 바람과 비와 별을 배경으로 걸어가고 있지 않은가. 독서 모임에서 다른 분이 읽는 것을 보고... 제목에 끌렸는데. 다음은 이 표지에 끌렸다. 처음에는 인문이나 에세이인줄 알았는데, 소설임을 알고 더욱이 끌렸다. 그렇게 알란 칼손 영감의 모험 속으로 들어간다.
2
[14.03.20 / p5~36]
제목만으로도 독자를 끌어당기기에 충분하다. 더군다나 소설이라니! 알란 칼손. 100세 노인의 기상천외한 모험담(?). 시작~^^)!
[14.03.21 / p37~104]
골때리는 일화들. 다른 눈을 지닌 알란이 보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보통 사람들이 보는 골때리는 알란 칼손의 이야기. 어이없게 얼어버린, 이름도 기억 안나는, 친구와 새로운 친구 율리우스. 기사 베니의 기상천외한 모험담 속으로. / 100쪽이 안되 담이 걸린 목을 곧추 세우고 추가로 읽은 부분. 부분 부분 나오는 알란 칼손의 과거 이야기. 한편으로는 참 무서운 사람이다라는 결론. 물론... 내가 그가 이상하게 보는 보통 사람이기 때문일 듯^^;
[p72 중에서]
알란은 왜 17세기 사람들은 서로를 죽이려고 그렇게 애를 썼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금만 더 진득하게 기다리면 결국 다 죽게 될 텐데 말이다.
[p97 중에서]
왜 사람들은 항상 세상을 이전과 정반대로 바꾸려고 그렇게 애를 쓰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14.03.22 / p105~204]
섬뜻한 상황임이 분명한데... 참 익살스럽게 표현해낸다. / 문득문득 돌아보는 알란의 과거 이야기. 필부인 내가 보기에 때론 우습고, 때론 무섭고, 때론 존경스러운 알란. / 살인의 현장을...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표현해도 되는건가... 싶다. / 역사의 굵직한 사건들 속의 알란. / 갈수록 무뎌지는 나의 감각^^;
[p147 중에서]
세 시간 뒤 두 남자 사이에는 어느덧 <해리>와 <알란>이라는 친밀한 호칭이 오가고 있었다. 국제간의 우호 증진을 위해 술 두 병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실로 많은 것을 시사하는 장면이었다. / 아 알란. 이 매력적인 녀석(당시에는 젊었으므로). 조르바 이후 이리 매력적인 인물은 오랜만~~!
[p204 중에서]
알란 칼손과 그의 패거리는 지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살해하고 그들의 시체를 없애버리고 있는 것이다.
[14.03.25 / p205~303]
알란 칼손. 아무렇지 않은 듯 미합중국 대통령과 통화연결을 해서 신원 보증을 하는 사나이. 그런 그에게도, 또 내게도 퍼거슨 신부는 좀 많이 글타^^; / 참 쉽죠잉...! / 참 멋진 녀석. 알란. 술을 안줘서... 감옥에서 나가야겠다니!!!
[p238 중에서]
그가 수상직에 오른 지 불과 1년, 아직 배워야 할 게 너무도 많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는 어떤 사실을 모르는 게 가장 좋고, 만일 알게 되면 모르는 척하는 게 낫다는 것이었다.
[14.03.26 / p304~508(완)]
시절이 시절인만큼, 또 알란이니만큼. 자연스레 등장하는 한국전쟁. 그 속에서의 알란을 만나는게 재밌으면서도 씁쓸하다. / 명줄 하나만큼은 무지하게 긴 알란. 이 말도 안될 것 같은 우연의 연속이 더 믿음직한건 왜일까. / 가장 아름다웠다고 추억하는 발리에서의 삶. 아이슈타인과 함께~! / 99년동안 지독하게 운이 좋았던 녀석(?)이 100년째에 재수 없을리 있나. 역시. / 유리를 포섭하는 알란. 그 과정에서 진심 뿜었음. / 감동적. 책장을 덮으면 느낀 감정. 500여 페이지를 읽으며 다양한 감정을 느꼈는데... 마지막은 감동이었다. ^^
[p311]
한데 일이 삐딱하게 흘러갔다. 북쪽의 김일성과 남쪽의 이승만은 서로 자신이 한반도 전체를 통치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전쟁을 시작했다.
3년 후, 거의 4백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희생됐지만 상황은 조금도 달라진 게 없었다. 여전히 북은 북이고 남은 남이었다. 38선은 여전히 반도를 가르고 있었다.
3
마지막 책장을 덮고... 표지가 참 기똥찼다는 생각을 한다. 저 표지 하나에 책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책의 구성은 심플하다. 주인공인 알란 칼손. 100세 생일날 양로원에서 창문 넘어 도망을 친다. 그리고 이야기는 시작되고, 알란의 과거 이야기도 시작된다. 출생에서부터 시작된 과거 이야기는 현재 이야기와 동시에 진행되고, 결국 현시점(소설 속)에서 만난다. 내가 이 노인을 만나 과거 이야기를 들었다면... 난 과연 믿었을까? 곰곰히 생각을 해보고. 진정 알란을 만나 이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랬을 것이다. 그만큼 알란은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또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다. 소설 속 그는 지극히 상식적이지만... 너무 상식적이기에 보통 사람들의 눈에 미친 것으로 특별하게 비춰진다. 격동의 현대사 장면 장면마다... 알란은 의도치 않게 그 속에 등장을 한다. 그리고 알란답게... 생각을 하고, 말을 하고, 행동을 한다. 필부가 보기엔 위험해 보이는 것들이 알란에게 지극히 상식적이다.
알란의 눈을 통해 본 세상은, 사람들은... 오히려 비상식적이다. 그들은 스스로 말하는 상식을 자연스레 거스르며, 파괴를 즐기고, 싸움을 원한다. 알란은 미쳐버린 세상 속에 홀로 정상인이 되어 때론 외롭게... 때론 친구를 만나 즐겁게 보낸다. 현시점에서 시작된 이야기에서 친구를 만나고, 함께 하는 이야기 속에서... 그 집단만이 온전한 정신을 소유한 듯한 착각(?)을 갖게 된다.
책을 읽는 내내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엉뚱한 알란을 통해 폭소를 하기도 했고, 살인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듯한 알란과 친구들을 보며 공포를 느끼기도 했다. 재미, 허무함, 공포.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까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합쳐져... 이상스레 감동으로 다가온다. 킬링 타임용으로도 충분한 작품. 그 속에서 각기 다른 해설을 내놓을 때... 참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기도 한 작품. 그래서 다시금 꼭 읽어보고 싶은 작품.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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