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27. 14:04ㆍBook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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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 003번 작품. 알베르 카뮈의 ‘최초의 인간’. 요근래 워낙에 ‘이방인’에 대한 얘기가 많다보니... 자연스레 더 자주 접하게 되는 저자이다. 이 책을 번역하기도 한 김회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낸 새움출판사의 이정서 대표. 그리고 진흙탕 싸움.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얘기도 빈번하고... 사실을 알기는 어렵지만, 인상이 찌푸려진다. 그런 상황 속에서 접하게 되는 알베르 카뮈의 작품이자, 김화영의 번역작이다 보니... 더욱이 관심이 가는 시작.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
2014/05/17 - [Book Story] - [Book] 죄와 벌 (상),(하) (14.0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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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5.21 / p5~63]
‘제1부 아버지를 찾아서’. 알베르 카뮈가 사망하던 그날까지 집필한 작품. 처음으로(?) 읽는 카뮈의 작품이... 그가 마지막으로 쓴 작품이라니. 뭔가 묘한 기분. / ‘중계자 : 카뮈 미망인’. 각주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적은 또 처음; 앙리 코르므리의 아들 자크의 탄생. / ‘생브리외’. 오롯이 핏줄이기에... 다가가게 되는 그 무언가가 있다. 40년만에 찾은 아버지의 묘소 앞에서 자크가 느낀 그 파동을... 어쩌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 ‘생브리외와 말랑’. ‘어린 아이의 놀이들’. 아버지를 알고자 하는 그는 아버지를 찾는다고 표현한다. 아버지 없이 자란 어린 시절의 자크의 이야기가... 생소하다보니 집중력이 흐트러짐. / 그냥 알베르 카뮈라고 하기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 책 재미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p33 중에서]
그리고 그는 <1885~1914>라고 씌어 있는 생몰 연대를 읽으면서 자동적으로 나이를 계산해 보았다. 스물아홉 살. 갑자기 어떤 생각이 뇌리를 치는 듯하여 그는 몸속 깊이에까지 동요를 느꼈다. 그 자신은 마흔 살이었다. 저 묘석 아래 묻힌 사람은 그의 아버지였지만 그 자신보다 더 젊었다.
[p41 중에서]
“물론 그렇겠지요. 그러나 재능을 많이 타고난 사람들에게는 스승이 필요해요. 우리가 가는 길 위에 인생이 어느 날 세워 놓은 사람, 그 사람은 영원히 사랑받고 존경받아야 돼요, 그가 의식적으로 은혜를 끼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말이에요. 이게 나의 신념이에요!”
[14.05.22 / p64~107]
‘아버지. 그의 죽음. 전쟁. 테러’. 앙리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자크. 어릴적과 달라지지 않은 그곳을 바라보며... 추억에 젖는 앙리를 보며... 급격한 변화를 겪은 우리네가 어릴적 추억의 장소들이 모두 사라져... 마음을 둘 곳이 없다고 말한 ‘애완의 시대’ 속 구절이 생각났다. / ‘가족’. 주석들이 때론 덧붙여 놓은 저자의 이야기이다. 그것들이 주로 흐름에 흥을 넣지만, 때론 멘붕을 불러온다.
[p90 중에서]
어둠 속에 파묻힌 기억을 뚫고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되었으니 아무것도 분명한 것이 없었다. 가난한 사람들의 기억은 벌써 부자들의 기억만큼 풍요롭지 못하다. 자기들이 사는 곳에서 떠나는 적이 거의 없으니 공간적으로 가늠할 만한 표적이 더 적고 그게 그 턱인 단조로운 생활을 하니 시간적으로 가늠할 만한 표적이 더 적었다. 물론 가장 확실한 것은 마음의 기억이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마음은 고통과 노동에 부대껴 닳아 버리고 피곤의 무게에 짓눌려 더 빨리 잊는다. 잃어버렸던 시간을 되찾는 것은 오직 부자들뿐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시간은 그저 죽음이 지나간 길의 희미한 자취를 표시할 뿐이다. 그리고 잘 견디려면 너무 많이 기억을 하면 못 쓴다. 매일매일, 시간시간의 현재에 바싹 붙어서 지내야 했다. / 남편에 대한 기억을 잘 떠올리지 못하는 앙리의 어머니. 그녀를 바라보며 한 생각. 완벽히 공감.
[14.05.23 / p108~184]
‘에티엔’. 저자가 작품을 직접 다듬은 것이 아니다보니... 등장인물의 이름이 바뀔 때도 있고, 여러개로 불리는 경우도 있다. 옮긴이는 그걸 그대로 적어두었다. / 에티엔... 자크의 외삼촌. 소개되는 처음에는 참 따뜻하고 흥미로웠는데... 이내 반복되고, 또 거북한 이야기들이 이어지자 지루함과 거부감이 든다. 앙리를 찾는 일에는 의미가 없는 자크와 루쉬 이야기가 이어지니 뭔가 떨떠름. / ‘중복된 6. 학교’. 베르나르 선생님. 그리고 자크의 학창시절. 그 이야기가 너무도 따뜻하다. 그리고 자크를 이제 떠나보내는 베르나르 선생님의 마음과... 자크가 느낀 공포에 공감했다....
[p143 중에서]
그들은 이제 더 이상 가난에 쪼들리지 않았지만 습관이 들어서, 그리고 또 삶의 고통을 견디어 온 사람들 특유의 불신 때문에 여전히 궁핍을 먹고 살았다. 그들은 동물적으로 삶을 사랑하고 있었지만, 삶이란 또한 그 뱃속에 가지고 있는 줄도 몰랐던 불행을 규칙적으로 낳아 놓곤 한다는 것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p155 중에서]
오직 학교만이 자크와 피에르에게 그런 기쁨을 주었다. 그리고 그들이 학교에서 그토록 정열적으로 좋아했던 것은 아마도 그들의 집에서는 찾을 수 없는 그 무엇이었을 것이다. 집에서는 가난과 무지로 인하여 삶이 안으로 닫혀 버린 것처럼 더욱 견디기 어렵고 더욱 음울했으니까 말이다. 가난이란 출구가 없는 요새와 같은 것이다.
[p164 중에서]
그러나 푸른 들에서 나오면서 뭐노즈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자기가 때린 사람의 어쩔 줄 몰라 하는 얼굴을 보자 돌연 어떤 어두운 슬픔의 감정으로 그의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 이리하여 그는 남을 이긴다는 것은 남에게 지는 것 못지 않게 쓰디쓴 것이기 때문에 전쟁이란 좋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14.05.24 / p185~236]
‘몽도비 : 식민지와 아버지’. 아아. ‘최초의 인간’이라는 표현이 주는 의미를 넌지시... 던지는 저자. 그 표현이 가시가 되어 마구마구 찌른다. / ‘제2부 아들 혹은 최초의 인간’. ‘중고등학교’. 아버지를 찾는 과정과정... 자신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자크. / 오히려 이 시기의 이야기가 와닿는다. 내가 놀란 것은 그 가난과 비교가 되는 자신의 처지를 그렇게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p202 중에서]
마치 인간들의 역사가, 가장 해묵은 대지 위를 끊임없이 전진해 가고 나서 그렇게도 보잘것없은 흔적들만을 남겨 놓은 그 역사가, 기껏해야 발작적인 폭력과 살인, 갑작스러운 증오의 폭발, 그 고장의 강들처럼 갑자기 불어났다가 갑자기 말라 버리는 피의 물결이 전부였다가, 그 역사를 진정으로 만든 사람들의 추억과 더불어 끊임없이 내리쬐는 햇볕에 모두 증발해 버리듯이 말이다.
[p212 중에서]
아이란 그 자신만으로는 아무것도 아니다. 부모가 그를 대표하는 것이다. 그는 부모에 의하여 규정된다. 즉, 세상 사람들의 눈에 규정되는 것이다. 바로 그 부모를 통해서 아니는 진짜로 자신이 판정된다는 것을, 돌이킬 수 없이 판정된다는 것을 느낀다.
[14.05.25 / p237~282]
‘닭장과 암탉 목 따기’. 으... 난 지금도 닭 잡는거 못할 것 같다.... 으... / ‘목요일과 방학’. 책에 빠져든 자크를 바라보며... 뭔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건 비단 아프리카 뿐 아니라, 불과 얼마 전 우리네의 모습이었으므로. 집과 학교가 완전히 다른 세계라 표현하는 작가의 표현에서 오는 슬픔이... 우등상을 타는 자크를 비춤으로 더욱이 커졌다. / 방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할머니. 그리고 방학내 일을 시작하는 자크가... ‘가난’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이 너무도 처절하게 느껴진다.
[14.05.27 / p283~375(완)]
‘자신이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알 수 없는 이야기. 그리고 알 수 없을 이야기. 이야기가 끝이 나고... 난 ‘이게 뭐야...’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아쉬움’ 그것으로는 부족한 표현.
3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끝내... 저자는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알 수 없을 그 이야기가 사무치도록 궁금하다. 더 이상 코멘트를 달 수 없을.... 허무함을 안겨준 ‘최초의 인간’ 마지막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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