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9. 18:11ㆍBook Story
1
추천으로 읽기 시작한 작품. 마치 아이폰5가 처음 나왔을 때처럼... 길죽한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 두께. ㅎㅎ 예전이라면 두께에 지레 겁먹었을테지만... 다독의 장점 중 하나인... 두껍고, 권수가 많아야 더 기대되는 그런 심리. 홈즈 이후에는 읽어본 적 없는 추리물. 기대를 잔뜩 안고 시작한다.
2
[14.04.04 / p5~107]
“도시1” 아! 이번에는 또 그린란드와 덴마크다. 이름들은 또 왜 이렇게 어려울까. 시점과 시간이 자꾸 바뀐다. 난해하다. 두작품 연속 이러니 어지럽다. 1993년에 지어진 작품. 절대적 시간을 뒤로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상대적 시간에 사로잡힌 듯 하다. 1993년이 아주 가깝게 여겨지는데, 따져보니 20년도 더 된...^^; 추리물이기에 조금 더 집중해보려 한다.
[p63 중에서]
나므이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은 아주 적다. 성급한 성격 때문에 대화에서 빠져나오거나, 마음속으로 그 상황을 개선시키려 하거나, 언제 등장할지 준비하고 있다가 상대방이 입을 다물면 그때 무대 위에 발을 내딛는다.
[p85 중에서]
사람들은 시계를 도구로 삼아 서로의 삶을 묶는다. 약간의 변화라도 일으키면, 거의 언제나 재미있는 일이 일어난다.
[14.04.05 / p108~240]
“도시1”. 한 아이의 죽음. 추리물이라기에 탐정이 등장하나 했는데, 웬 아줌마가 설치고(?) 다닌다. 사건의 실마리도 던져주지 않은 채 챕터 하나가 끝났다. 난해하다. 정말. / “도시2”.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윤곽은 여전히 너무 흐릿하다. 확실히 알고 있는건 이 아주머니 위험하다는거다.
[p122 중에서]
사람들은 공포의 차원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지의 대상을 마주치기 전까지는. 마주치고 나서야 우리는 무한한 공포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p123 중에서]
폭력에 있어서 언제나 신체적으로 강한 사람들이 더 유리하다는 잘못된 생각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다. 그 말은 옳지 않다. 싸움의 결과는 처음 몇 미터 내에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가에 달려 있다.
[p136 중에서]
동물들과 대부분의 정상적인 사람들은 물리적 위협에 직면하면 몸이 굳어진다. 생리학적인 입장에서 효율적인 일은 아니지만 그게 일반적인 법칙이다. 북극곰들은 예외다. 곰들은 고도로 준비를 갖춘 근육을 이완시키지 않은 채로 두 시간 동안이나 완벽하게 휴식을 취하면서 누워 기다릴 수 있다.
[14.04.07 / p241~348]
“도시3”. 생각보다 덩치가 크다. 그저 하나의 작은 살인사건인줄 알았건만, 그런류의 추리물이 아니다. 홈즈로 따지면 모리어티 급? 의외로... 그게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중반 스스로 자문자답을 하는 스밀라. 그런거 같다. 세상에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그렇지 못한게 많다는 사실. 스밀라 또한 자신이 달리고 있는 상황을 스스로 설명하지 못한다. 묘한 매력의 책. 분명 추리물인데... 추리물 같지 않은 전개. 조각이 맞춰지니 조금 더 집중력이 생긴다. 역시 책은 일정부분 인내를 통해 열매를 맛보게 함. 요즘엔 그 빌어먹을 인내 과정을 다 빼버리긴 하지만...;;
[p251 중에서]
썰매 여행에서 딱 하나 금지된 것이 있다면 징징대는 것이다. 징징대는 것은 바이러스로, 치명적이고 전염성이 높아 쉽게 감염되는 질병이다. 나는 징징대는 소리를 들어주는 것을 거부한다 감정적 치졸함의 향연에 같이 엮이는 것을 거부한다.
[p259 중에서]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실제로 살아보는 것. 그 문화 속으로 이사하여, 손님으로 받아달라고 부탁해서 언어를 배운다. 어떤 순간이 되면 이해가 찾아온다. 이해는 언제나 비언어적이다. 무엇이 낯선 것인지 이해하게 되는 순간, 설명하려는 충동을 잃어버린다. 현상을 설명하는 것은 그 현상과 거리를 두는 것이다.
[p330 중에서]
나는 마음속 깊이, 사물을 파악하려는 노력은 맹목성으로 이어지고, 이해하고자 하는 욕망은 타고난 잔인성을 가지고 있어서 진심으로 인식하려는 것을 지워버린다는 것을 안다. 오로지 경험만이 민감하다. 그러나 어쩌면 나는 약하면서도 잔인한지도 모른다. 나는 결코 노력하고자 하는 시도에 저항할 수는 없었다.
[14.04.08 / p349~450]
“바다”. “바다1”. 그동안의 인물들은 모두 지상에 남고. 바다로 떠난 스밀라와 또 다른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어려운 이름이라... 이건 좀 곤란한데;; 모든 것의 중심으로 다가가는 스밀라. 내 기준에서... 이 여자 좀 심하게 또라이 기질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곧, 우리 어무니랑 비슷한 연배임을 깨닫고, 욕은 삼가기로...^^;
[p402 중에서]
기하학은 우리 의식 속에 고유한 현상으로 존재한다. 외부 세계에는 완벽하게 형성된 눈의 결정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의 의식 속에는 티끌 하나 없이 반짝이는, 완벽한 눈에 대한 지식이 있다.
[p430 중에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는 자발적으로 어떠한 한계를 선택하게 되었다. 나에겐 다시 한번 시작할 에너지가 없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내 개성과 싸우거나 디젤 엔진을 이해하거나 하는 일을.
[14.04.09 / p451~627(완)]
“바다1”. 분명 이 바다 너머에 진실이 기다리고 있다. 우린 대부분의 현실에서 그 진실을 마주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추리물의 진실에 다달았을 때 더욱 큰 희열을 느낀다. / “바다2”.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이야기. 돌고 돈 이야기가 다시금 처음으로 돌아가고 있는 느낌. / “얼음”. ‘사람들은 잘못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끝맺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 뿐이다. 결코 결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 결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 해설과 나의 감정이 겹친건 참 오랜만. 세가지 시선의 교점에 존재하는 스밀라. 빌어먹을 이름들이 조금만 더 쉬웠다면 훨씬 재미나게 과정도 즐겼을텐데. 또 하나, 조금 더 길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
[p493 중에서]
나는 영웅이 아니다. 한 아이에 대한 애정이 있었을 뿐이다. 나는 그 아이의 죽음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그 손에 내 집념을 맡겼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 말고는 아무도.
[p517 중에서]
젊었을 때는 섹스가 친밀감의 정점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섹스는 거의 시작에 미치지도 못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p524 중에서]
잠시, 나는 루카스에게 모든 걸 얘기하고 싶은 유혹을 느꼈다. 잠깐동안 그의 고뇌에서 내 모습을 보았다. 무엇인지 이해할 수도 없고, 어떤 짓을 해도 계속 다시 나타나는 어떤 것으로부터 다른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우리의 비합리적이고 맹목적이고 헛된 시도를.
[p561 중에서]
무언가에 열중하게 되면 사물은 언제나 간단해진다. 수학처럼. 사물을 뚜렷이 바라보는 일은 객관적이 되는 것이며 영웅의 환상을 버리고 현실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한다.
[p619 중에서]
‘우리에게 말해 줘’라고 사람들은 내게 와서 말할 것이다. ‘그래야 우리가 문제를 이해하고 끝맺을 수 있잖아’라고. 사람들은 잘못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끝맺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 뿐이다. 결코 결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3
단순한 구성이다. 그리고 자주 봐왔던 구성이다. 또 익숙한 구성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마지막을 향할 때까지 난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고, 오히려 거기에 집중하지도 못햇다. 소재에 대한 무지, 배경에 대한 무지, 이름들에 대한 난해함이 작품 전체를 어렵게 바라보게 했다.
이야기는 한 아이의 죽음에서부터 시작한다. 땅에 발을 디디지 못하고... 공중에 붕 뜬 채로 살아가는 스밀라에게 그 아이는 날아가지 않게 잡고 있던 하나의 생명줄이었다. 그 줄을 잃어버린 스밀라는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간다. 단지... 사실을 알고 싶었기 때문에.
‘나는 영웅이 아니다. 한 아이에 대한 애정이 있었을 뿐이다. 나는 그 아이의 죽음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그 손에 내 집념을 맡겼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 말고는 아무도.‘
이야기는 다각도에서 조명을 비춘다. 하나의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스밀라 개인에게 비추고, 세상의 온기에서 멀어진 차가운 아이에게도 비춘다. 그리고 마지막 바로 얼음. 눈에게 비춘다.
추리물이라 추천을 받았지만... 추리물의 느낌보다는 거대한 음모를 파해치는 스릴러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 작가이자...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댄 브라운의 작품들처럼. 거대한 진실이 내가 기대했던 ‘그것’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설득력 있었다. 어쩌면 혹자들은 여전히 스밀라가 이 사건에 개입하게 된 이유를 이해하지 못할지도...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나는 그 이유를 너무 절절하게 공감했다. 세 개의 조명 중 유난히 밝게 비춰진 그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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